소아과의사회 "입시 부정" 檢에 조국 고발

입력 2019-08-22 17:31   수정 2019-08-23 01:58


국내 의학분야 대표 학술단체인 대한의학회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28)가 한영외국어고 재학 당시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에 대해 “저자 기준이 합당한지 의심스럽다”는 공식의견을 내놨다. 소아과 의사들은 조씨의 논문 등재가 고려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해 당시 친권자인 조 후보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대한의학회는 22일 오전 긴급이사회를 연 뒤 입장문을 통해 “의학논문 출판윤리 가이드라인과 국제 의학학술지 편집인위원회 저자 자격 기준에는 논문 작성 기여도가 가장 높은 사람이 제1저자가 된다고 규정돼 있다”며 “(조씨 논문의) 연구 진행 시기 등을 고려하면 제1저자로 등재된 것이 합당한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한영외고에 재학 중이던 조씨는 2007년 장영표 단국대 의대 소아청소년과학교실 교수가 주관한 2주짜리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듬해인 2008년 대한병리학회에 제1저자로 영문 논문을 제출했다. 논문은 2009년 대한병리학회 공식학술지에 실렸다.

의학회는 조씨를 논문 제1저자로 올린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판단했다. 의학회는 단국대와 대한병리학회 등에 “조씨 소속이 한영외고와 단국대 의과학연구소로 병기되지 않고 단국대 의과학연구소로만 적힌 경위, 제1저자 결정 과정에서 모든 저자가 동의했는지 등을 추가 규명하라”고 권고했다.

이어 “대학 입시에 활용하기 위해 고등학생을 연구논문 저자로 등재하는 부적합한 행위를 막겠다”고도 했다. 이형래 대한의학회 홍보이사(강동경희대병원장)는 “국내 186개 의학분야 전문 학술단체를 대표해 이번 일에 유감을 나타낸 것”이라며 “논문에 고교생 저자를 무분별하게 표기하는 것은 없어져야 한다”고 했다.

국내 소아과 의원 대표단체인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이날 조 후보자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업무방해죄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대한병리학회는 조씨가 제1저자가 될 만큼 연구에 기여했는지를 2주 안에 소명하라는 요구를 조씨의 논문 지도교수였던 장 교수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교수는 학교 홍보팀을 통해 “지나친 것이 있었다면 사과한다”며 “어떤 처벌도 달게 받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조 후보자가 몸담았던 참여연대도 이날 논평을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참여연대는 “조 후보자와 가족의 과거 행적에 대한 의혹이 적지 않은 파문을 불러오고 있다”며 “그 바탕에는 정부가 천명한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로움’이라는 것이 한낱 헛된 꿈일 수 있다는 실망과 분노가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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